오타니 원맨쇼… 첫 타석 홈런에 5이닝 무실점까지
사진=AP/뉴시스
첫 스윙부터 담장을 넘겼고, 마지막 투구로는 만루 위기를 지웠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눈부신 ‘투타겸업’ 활약을 펼쳤다.
오타니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서 열린 2026 MLB 정규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 겸 1번타자로 출전해 투타 양면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마운드에서는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챙겼고, 타석에서는 시즌 8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를 포함,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2득점을 써냈다. 오타니의 원맨쇼를 앞세워 4-0 승전고를 올린 다저스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지켰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오타니는 1회 초 선두타자로 들어서 샌디에이고 선발 랜디 바스케스의 초구 시속 153.7㎞ 하이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 밖으로 아치를 그렸다. 타구 속도는 이날 경기서 양 팀 선수 중 가장 빨랐던 179.1㎞가 나왔다.
투수가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리드오프’ 홈런을 터뜨린 것은 MLB 역사상 두 번째다. 정규리그만 놓고 보면 새 역사다. 앞서 나온 가을야구 기록 역시 지난해 NL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오타니가 직접 작성한 바 있다.
최근 세 차례 선발 등판일에는 타석에 서지 않고 투구에만 집중했던 오타니는 이날 투타겸업으로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무실점 과 함께 홈런까지 기록한 것은 포스트시즌 포함 통산 7번째다. 이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레전드’ 밥 깁슨(6회)을 넘어 해당 부문 최다 기록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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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위에서도 힘은 여전했다. 오타니는 이날 88구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161.3㎞까지 마크했다. 이 밖에도 스위퍼(36개)를 가장 많이 던지는 모습도 곁들였다. 여기에 직구(34개), 스플리터(8개), 싱커(7개), 커브(3개) 등을 효과적으로 섞어 샌디에이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상대 타선을 압도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한층 돋보인 위기관리 능력일 터. 이 중 백미는 5회말이었다. 팀이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1사 만루에 몰렸다.
자칫 큰 거 한 방을 허용할 시 유리했던 흐름마저 휘청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로 바깥쪽 스위퍼를 던졌고, 병살타로 실점 없이 이날 투구를 매조졌다. 단 한 개의 공으로 최대 위기를 지운 것. 오타니는 곧장 마운드를 내려오며 열정적으로 포효하는 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호투로 오타니의 평균자책점은 0.73(49이닝 4자책점)까지 내려갔다. 이는 올 시즌 25이닝 이상 던진 MLB 투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팀 동료 김혜성도 힘을 보탰다. 9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회초 1사 1루 첫 타석에서 바스케스의 싱커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전날 무안타의 아쉬움을 하루 만에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시즌 타율은 0.269(104타수 28안타)가 됐다.
반면 최근 4경기 연속 대수비로 출전했던 샌디에이고 송성문은 벤치를 지켰다. 이에 기대를 모았던 김혜성과의 ‘코리안 더비’는 성사되지 않았다.